[연금경제] 노후 준비, 왜 미루나…20대는 ‘나중에’, 60대는 ‘준비 여력 부족’
전체 노후준비율 71.5%, 20대는 44.4%, 미준비 이유도 세대별로 갈려
국민 10명 중 7명은 노후를 준비하고 있지만, 연령대별로 보면 준비 수준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20대의 노후준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반면, 30대에 들어서면 70%대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노후 준비 여부뿐만 아니라 준비하지 않는 이유도 연령대에 따라 달랐습니다. 20대는 ‘앞으로 준비할 계획’이거나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60세 이상은 ‘준비할 능력이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인구 가운데 노후를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준비가 끝났다고 응답한 비율은 71.5%로, 2023년의69.7%보다 1.8%p 높아졌습니다.
전체 노후준비율만 보면 준비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연령별 준비율과 준비하지 않는 이유를 함께 살펴보면,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시점뿐만 아니라 실제로 준비할 수 있는 여건에서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대 44.4%, 30대 들어 노후 준비율 크게 늘어
연령별로 보면 19~29세의 노후준비율은 44.4%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반면 30대에서는 76.0%로 높아져 두 연령대 사이에 31.6%p의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노후준비율은 30대 이후 40·50대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60세 이상에서 다시 낮아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다만 이 수치를 20대가 30대가 되면 노후준비율이 31.6%p 올라간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조사는 같은 사람을 장기간 추적한 것이 아니라 2025년 기준 서로 다른 연령대를 비교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20대와 30대 사이에 노후 준비 여부에 큰 차이가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20대 미준비자의 86.8%는 ‘앞으로’ 또는 ‘아직’
노후를 준비하지 않는 이유에서도 연령대별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19~29세 미준비자 가운데 ‘앞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답한 비율은 44.0%,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42.8%였습니다. 두 응답을 합하면 86.8%입니다. 반면 ‘준비할 능력이 없다’는 응답은 13.0%였습니다.
즉 이번 조사에서 노후를 준비하지 않는 20대의 상당수는 준비할 능력이 없다고 답하기보다, 앞으로 준비할 계획이거나 아직 노후 준비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것입니다. 반대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준비할 능력이 없다’는 응답 비중은 커졌습니다. 60세 이상 미준비자에서는 이 응답이 64.4%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젊은 층에서는 ‘앞으로 준비할 계획’과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준비할 능력이 없다’는 응답 비중이 커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후 준비를 하지 않는 이유가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준비 여부뿐만 아니라 왜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준비를 시작한 사람들의 중심에는 ‘국민연금’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의 주된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이었습니다. 2025년 기준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19세 이상 인구 가운데 국민연금을 주된 준비 방법으로 꼽은 비율은 58.5%로 가장 높았습니다. 예금·적금이 16.9%로 뒤를 이었고, 직역연금(8.1%), 사적연금(5.0%) 순이었습니다.
연령별로 봐도 비슷했습니다. 20대에서는 국민연금이 58.3%로 가장 많았고 예금·적금이 22.6%로 뒤를 이었습니다. 30대 역시 국민연금(57.1%), 예금·적금(16.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여러 노후 준비 수단을 모두 선택한 결과가 아니라 ‘주된 노후 준비 방법’을 집계한 것입니다. 또한 보도자료에서는 ‘주식·채권 등’ 응답이 별도 항목으로 제시되지 않고 ‘기타’와 합산돼 있습니다. 따라서 이 자료만으로 주식·채권을 활용한 노후 준비 비중이나 다른 준비 수단과의 중복 보유 현황까지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바라는 노후는 취미·여행, 현재 60세 이상은 ‘소득창출’ 1위
사람들이 바라는 노후생활과 현재 고령층이 보내고 있는 노후에도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19세 이상에게 희망하는 노후생활을 물었더니 취미활동이 42.4%로 가장 많았고, 여행·관광 활동이 28.5%, 소득창출 활동이 14.3%로 뒤를 이었습니다. 모든 연령대에서 취미활동을 가장 많이 선택했습니다.
반면 현재 60세 이상 고령자의 노후생활 방법으로는 소득창출 활동이 34.4%로 가장 많았고, 취미활동이 32.2%로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60~64세에서는 48.9%가 소득창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두 결과를 직접 비교할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희망하는 노후생활’은 19세 이상 전체를 대상으로 한 질문이고, ‘현재 노후생활’은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조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노후에는 취미와 여행을 하고 싶다는 응답이 많은 것과 달리, 현재 60세 이상에서는 소득창출 활동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활비 마련 방식에서도 소득활동의 비중이 나타납니다. 60세 이상 고령자의 79.7%는 생활비를 주로 본인이나 배우자가 마련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생활비 마련 수단으로는 근로소득·사업소득이 57.8%로 가장 많았고, 연금·퇴직급여가 31.0%로 뒤를 이었습니다.
노후 준비를 시작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큰돈을 마련하거나 투자상품부터 골라야 하는 건 아닙니다. 노후를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먼저 본인의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현재 보유한 연금·저축자산부터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충분한 금액을 한꺼번에 준비하기 어렵다면 지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작하고, 이후 소득과 지출 여건에 맞춰 준비 규모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노후에 취미와 여행을 즐기고 싶은지, 일을 계속하고 싶은지에 따라서도 필요한 준비는 달라집니다. 따라서 아직 선택할 시간이 남아 있을 때 자신이 원하는 노후와 현재 준비 사이에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후 준비의 출발점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확인하는 데 있습니다.
자료: 국가데이터처 「2025년 사회조사 결과」
※ 이번 사회조사는 전국 약 1만9000개 표본가구의 만 13세 이상 가구원 약 3만40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5월 14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됐습니다. 기사에서 활용한 노후 관련 주요 통계는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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