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경제

공무원연금이 부러운 진짜 이유, '제도'가 아니고 '납부액'입니다

연금 투자를 시작하고 싶다면, 매달 얼마를 준비해야 할까요?

문유정 기자

▶필자 소개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혹은 사학연금 등 은퇴 후 수령하게 되는 공적연금의 종류에 따라 노후의 체감 소득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국민연금 가입자라면 향후 공무원이나 사학연금 수급자의 수령액을 부러워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국민연금을 20년 이상 납부한 사람들의 평균 노령연금 수급액은 112만 원인 반면, 공무원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연금액은 274만 원에 달합니다. 단순 수치만 놓고 보면 '공무원연금이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합니다. 과연 수령액의 차이가 단순히 '제도의 유리함' 때문일까요, 아니면 '평소 더 많은 비용을 부담했기 때문'일까요?

필자는 얼마 전 K대학교에서 '은퇴 후 자산관리'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강의 준비 중 한 교수와 대화를 나누던 중, 그가 매월 납부하는 사학연금 기여금만 약 80만 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이들이 더 많은 연금을 받는 데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구나'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공무원과 국민연금 가입자, 무엇이 다를까요?

공적연금의 보험료(기여금)는 기본적으로 ‘기준소득월액 × 보험료율(기여율)’로 정해집니다.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2026년 1월 1일부터 9.5%로 상향 적용되었으며,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은 7월 1일부터 659만 원으로 인상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상한액까지 납부할 경우 월 보험료 총액은 약 62만 6,050원(=659만 원×9.5%)이며, 직장가입자라면 이 중 절반(4.75%)을 본인이 부담합니다.

반면, 공무원연금은 기준소득월액 평균이 571만 원이고, 보험료율은 18%입니다. 즉 공무원은 평균적으로 매월 약 103만 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는 국민연금 상한액 납부자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결국 공적연금 수령액의 격차는 '월 납부액의 격차'에서 출발합니다. 많이 받는 연금 뒤에는 대체로 더 많이 낸 시간이 깔려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교수의 사례를 다시 보겠습니다. 해당 교수는 사학연금 기여금이 80만 원입니다. 여기에 법인과 국가 부담금까지 합치면 매월 약 160만 원이 연금 재원으로 적립되는 셈입니다. 이는 국민연금 상한액 납부자와 비교하면 약 2.5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이처럼 높은 기여금을 감당해 온 해당 교수에게 은퇴 후 충분한 연금 수령은, 사실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적연금 월 보험료 비교 |  국민연금은 2026년 1월 적용 보험료율(9.5%) 및 7월 인상된 상한액(659만 원) 기준. 공무원연금은 2025년 공표된 2024년 평균 기준소득월액 기준
공적연금 월 보험료 비교 |  국민연금은 2026년 1월 적용 보험료율(9.5%) 및 7월 인상된 상한액(659만 원) 기준. 공무원연금은 2025년 공표된 2024년 평균 기준소득월액 기준

 

퇴직연금, 정말 노후자금으로 쓰이고 있을까요?

국민연금 가입자인 직장인에게는 '2층 연금'인 퇴직연금이 있습니다. 퇴직연금 DC형의 경우 회사는 매년 근로자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납입합니다. 이는 연간 임금총액의 약 8.3%에 해당합니다.

일반 직장인의 경우 국민연금 9.5%와 퇴직연금 8.3%를 합하면 17.8%로, 공무원연금의 보험료율 18%와 비슷한 수준이 됩니다. 즉 국민연금 대상자가 퇴직연금을 온전히 노후자금으로 활용한다면 공무원연금 대상자와의 연금액 격차를 상당 부분 좁힐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사람들은 퇴직연금을 정말 노후자금으로 쓰고 있을까요? 통계를 보면 답은 분명합니다. 유형별 퇴직급여 수령 현황을 살펴보면 계좌 수 기준 일시금 수령 비율이 무려 87%(499,069좌)에 달했고, 연금 수령 비율은 13%(74,367좌)에 그쳤습니다.

퇴직연금 유형별 퇴직급여 수령 현황 | 고용노동부(2025-06-09), 2024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
퇴직연금 유형별 퇴직급여 수령 현황 | 고용노동부(2025-06-09), 2024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

퇴직연금의 연금 수령 비율이 낮은 것은 퇴직금의 절대 규모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일시금 수령 계좌의 평균 금액은 1,700만 원에 불과했던 반면, 연금 수령 계좌는 1억 4,700만 원에 달했습니다. 즉, 퇴직연금 가입자의 87%는 적립된 금액이 크지 않다 보니, 중간 정산 사유가 생겼을 때나 이직 시점에 퇴직금을 인출해 써버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퇴직연금을 2층 연금이라 부르지만, 현실에서는 연금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매달 얼마를 준비해야 할까요?

지금까지 살펴본 통계를 바탕으로 연금 투자의 기준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가입자라면 공무원연금의 보험료율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을 개인연금으로 채울 필요가 있습니다. 공적연금 간 보험료율 격차를 감안할 때,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월 소득의 10% 수준을 개인연금에 추가로 투자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안전한 노후'를 원한다면 선택지는 둘 중 하나입니다.

① 퇴직연금을 절대 건드리지 않고 노후자금으로 지킨다.

②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격차만큼 개인연금을 추가로 쌓는다.

지금 월 소득의 10%는 '60세가 넘은 나'를 위해 미리 양보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 작은 실천이 안전한 노후라는 결실이 될 수 있습니다.

 

※본 칼럼은 각 공적연금의 최신 가용 통계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하였으며, 통계 공표 시점 및 집계 기준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유정 기자kidcol03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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