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연금계좌 인출은 늦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
적립금 유형 따라 달라지는 절세 기준… 수급연령·수급연차 따져봐야
▶ 필자 소개
대한민국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출생아 수를 기록한 1971년생은 이른바 2차 베이비붐의 정점을 찍었던 세대입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971년 한 해에만 1,024,773명이 태어났는데, 저출산이 심화된 2025년 출생아 수(254,457명)와 비교하면 엄청난 격차입니다. 최근 이들 2차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인 퇴직 시기에 접어들면서, 정기적인 근로소득이 줄어들거나 끊기는 시기를 대비해 가계 소득원을 다각화하려는 관심도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퇴직 후 연금자산을 어떻게 굴리고 써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한 번쯤 깊이 짚어볼 대목이 있습니다.
“연금계좌 적립금은 가급적 늦게 인출하는 것이 유리하다”라는 조언,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아마도 연금 수령을 늦출수록 누릴 수 있는 절세 효과를 염두에 둔 견해일 것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절반만 맞고 절반은 틀릴 수 있습니다.
이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내 연금계좌에 어떤 성격의 자금이 들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금계좌란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계좌를 아우르는 세법상 용어로, 계좌에 쌓인 적립금은 재원에 따라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이 중 개인이 납입할 때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않은 원금은 언제 찾아도 세금이 붙지 않지만, 퇴직급여와 세제혜택을 받은 개인 납입금, 그리고 계좌 내에서 불어난 운용수익에는 연금으로 꺼내 쓸 때 세금이 부과됩니다.
그렇다면 과세 대상이 되는 이 자금들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까요? 핵심은 세금 부담을 좌우하는 과세 기준이 ‘수급 연령’을 기준으로 적용되는지, 아니면 연금을 받기 시작한 날부터 기산하는 ‘수급 연차’를 기준으로 적용되는지 정확히 구분하는 데 있습니다.
▶ 개인 납입 시 세제 혜택을 받은 금액, 모든 적립금액에서 발생한 운용수익
개인 납입 시 세제 혜택을 받은 금액과 모든 적립금액에서 발생한 운용수익에는 다음과 같이 연금수급 연령을 기준으로 연금소득세가 부과됩니다(확정기간형 기준). 따라서 이 재원들은 연금 인출 시기를 늦출수록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 구분 | 55세 이상 ~ 70세 미만 | 70세 이상 ~ 80세 미만 | 80세 이상 |
| 확정형 | 5.5% | 4.4% | 3.3% |
▶ 회사 부담 퇴직급여
반면,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인출할 때의 세금 감면 혜택은 연령이 아니라 연금수급 연차를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 구분 | 10년차 이하 | 11년차 ~ 20년차 이하 | 21년차 이상 |
| 퇴직소득세 대비 | 70% (30% 감면) | 60% (40% 감면) | 50% (50%감면) |
따라서 퇴직급여 실제 수령 연차를 빨리 늘려야 조금이라도 세금을 아낄 수 있습니다. 연금 수급 개시가 가능한 55세 이후부터는 당장 쓸 돈이 없더라도 가능하면 최소 1만 원이라도 먼저 인출하는 것이 절세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55세에 연금 수령을 시작하면 65세에는 퇴직소득세 대비 적용 비율이 60%로 낮아져 추가 감면을 받지만, 60세에 인출을 시작하면 70세가 되어서야 추가적인 세금 혜택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연금계좌를 구성하는 적립금 유형에 따라 절세 전략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만 이 모든 판단은 어디까지나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는 관점에 국한된 이야기입니다. 만약 은퇴 직후 기존의 급여소득을 대체할 수 있는 마땅한 가계소득원이 없다면, 절세 혜택을 좇기보다 소득 공백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결국 연금계좌의 인출 방법과 시점을 정할 때는 개인의 자산 상태와 연금 제도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한 바탕 위에서 폭넓은 고민과 종합적인 판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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