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의 든든한 소득, 미국 BDC에 투자하기
MAIN·ARCC로 살펴본 고배당 투자 매력…운용방식·배당 이력·경기 변동 위험 따져야
▶필자 소개

은퇴를 준비하거나 은퇴한 투자자들의 중요한 화두는 언제나 한 가지입니다. 바로 월급 대신 무엇으로 현금흐름을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국내에서는 배당주와 리츠(REITs)가 대표적이지만, 미국 은퇴자들의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면 낯선 용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바로 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비즈니스개발회사)입니다.
BDC가 고배당이 가능한 이유
BDC는 미국의 중견·중소기업에 대출해주거나 지분에 투자하는 특수목적 상장회사입니다. 전통적으로 은행의 엄격한 대출 문턱을 넘기 힘든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하거나 지분을 인수하고, 여기서 얻는 이자와 배당수익을 주주에게 분배하는 구조입니다.
BDC 투자의 매력은 10% 안팎의 높은 배당금입니다. 이러한 고배당이 가능한 이유는 세금 혜택에 있습니다. 폐쇄형 투자회사인 BDC는 리츠와 마찬가지로 과세소득의 90% 이상을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분배할 경우 법인세를 면제받습니다. 즉, 기업의 이익을 세금으로 내는 대신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방식입니다.
BDC 선택의 기준과 우량 BDC 비교
BDC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운용방식입니다. 운용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내부운용 BDC는 자체 임직원이 운용을 맡기 때문에 별도의 운용보수를 외부에 지급하지 않습니다. 비용이 낮고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관계가 비교적 잘 맞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규모 외부 운용사보다 자금 규모와 운용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약점도 있습니다.
반면 외부운용 BDC는 아레스(Ares), 아폴로(Apollo), 블랙스톤(Blackstone) 같은 대형 대체투자 운용사가 계열사를 통해 운용을 맡습니다. 모회사의 방대한 자본 네트워크와 우수한 운용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운용보수를 외부 기관에 지급하는 만큼 비용이 높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실적이 검증된 우량 BDC로는 메인스트리트 캐피털(Main Street Capital)과 아레스 캐피털(Ares Capital)을 꼽을 수 있습니다. 메인스트리트 캐피털(MAIN)은 시가총액이 약 54억 달러로 내부운용을 대표하는 BDC입니다. 2007년 상장 이후 월 정기 배당을 단 한 번도 감액하지 않고 꾸준히 인상해 온 기록으로 유명합니다. 외부운용 BDC 가운데는 세계 최대 상장 BDC인 아레스 캐피털(ARCC)이 대표적이며, 시가총액은 약 144억 달러에 달합니다. 2004년에 상장한 아레스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단 한 차례 배당을 줄인 적이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배당을 유지하는 등 탄탄한 배당 이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3년에 걸친 주가 흐름만 보면 두 BDC의 성과는 크게 엇갈립니다. 메인스트리트 캐피털은 9월 초 기준으로 S&P500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반면 아레스 캐피털은 약 33% 상승에 그쳐 상대적으로 부진했습니다. 이는 배당을 재투자하지 않은 순수 주가 수익률입니다. 그러나 배당수익을 재투자한 총수익률을 보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5~6%의 배당수익을 더한 메인스트리트 캐피털은 지난 3년 동안 129% 상승해 87% 오른 S&P500의 총수익률을 40%포인트 넘게 앞섰습니다. 주가 수익률 기준으로 47%포인트나 뒤처졌던 아레스 캐피털도 일부 구간에서는 S&P500을 앞서는 등 약 77%의 수익률을 기록해 S&P500과의 격차를 10%포인트로 좁혔습니다. 꾸준히 높은 배당을 지급하는 우량 BDC 투자의 장점이 숫자로 확인되는 셈입니다.
최근 하락장에서 변동성은?
배당수익률만 보고 투자하다 보면 배당률의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주가가 하락해 배당수익률이 높아 보일 뿐, 경기 변동이나 실적 악화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영원히 저평가 상태로 남을 위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 BDC의 회복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올 초에는 이른바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가 시장을 덮쳤습니다. 에이전트 AI의 발전으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평균 20% 안팎인 BDC 섹터 전체에 위기감이 번지면서 두 BDC의 주가도 크게 하락했습니다.

위 표에서 보는 것처럼 S&P500이 9.1% 조정받는 동안 아레스는 14.6%, 메인은 19.1% 하락하며 시장보다 더 높은 변동성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9월 초를 기준으로 아레스는 이전 고점을 0.6% 웃도는 수준까지 주가가 회복됐습니다. 메인도 저점 대비 15.4% 반등했지만 아직은 1월 고점보다 6.7%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회복 탄력성 측면에서는 대형 외부기관이 운용하는 아레스의 회복 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자금 조달 네트워크가 튼튼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아레스 캐피털이 변동성 방어 측면에서는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게 맞는 BDC 투자는
국내에서도 BDC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일반 미국 주식을 매수하는 것처럼 원하는 가격과 수량을 정해 주문하면 됩니다. 현재 미국 시장에 상장된 BDC는 50개 정도지만, 투자적격등급(BBB-)은 30개 안팎입니다. BDC에 투자할 때는 회사의 규모와 운용방식, 과거 배당 이력을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별 회사에 관한 분석이 힘들다면 대표적인 BDC ETF 상품인 BIZD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선택은 투자자의 몫입니다. 당장의 현금흐름이 중요한 은퇴자들에게는 9% 이상의 배당률을 자랑하는 아레스 캐피털이, 5%대의 배당과 자본 차익까지 노리는 예비 은퇴자들에게는 메인스트리트 캐피털이 더 적합할 것입니다.
하지만 유념해야 할 사항도 있습니다. BDC는 상대적으로 신용 리스크가 큰 중소기업에 자금을 대출하기 때문에 경기 변동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위험이 큽니다. 또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BDC의 수익성 하락으로 배당이 줄어들 위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고배당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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