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경제

월 50만원씩 월배당 ETF에 넣는다면…6대4 연금 포트폴리오 15년 뒤 얼마가 될까

미국 배당주 30만원·미국 국채 20만원씩 적립하고 분배금은 재투자…장기 기대수익률 가정 시 15년 뒤 약 1억3914만원

홍태준 기자

월배당 ETF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매달 들어오는 분배금’입니다. 은퇴 이후 생활비를 보완하려는 투자자에게는 매달 일정한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연금을 모으는 단계라면 월배당 ETF를 바라보는 방식이 조금 달라질 필요가 있습니다. 분배금을 바로 꺼내 쓰기보다 다시 투자해 장기적으로 자산을 키우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월배당 ETF를 활용해 주식 60%, 채권 40%의 6대4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매달 50만원씩 15년 동안 적립했을 때 자산이 어떻게 쌓이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주식 60%에는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채권 40%에는 ACE 미국10년국채액티브(H)를 활용했습니다. 두 상품 모두 월분배 ETF이며 각각 미국 배당주와 미국 국채에 투자합니다. 다만 두 ETF 모두 상장 이력이 15년에 미치지 않기 때문에 실제 과거 수익률을 사용하지 않고, 장기 자산군 기대수익률을 적용해 시뮬레이션했습니다.

 

월배당보다 먼저 정해야 할 것은 ‘비율’

월배당 ETF를 고를 때는 분배금 수준뿐 아니라 포트폴리오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포트폴리오에서는 주식 60%에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채권 40%에 ACE 미국10년국채액티브(H)를 넣었습니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는 미국 배당주에 투자하는 월분배 ETF입니다. 주식 비중을 통해 장기적인 자산 성장을 기대하고, ACE 미국10년국채액티브(H)는 미국 7~10년 국채에 투자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는 역할을 맡도록 구성했습니다. 월 50만원을 투자한다면 매달 미국 배당주 ETF에 30만원, 미국 국채 ETF에 20만원을 넣는 방식입니다.

즉, 이번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ETF가 더 많은 분배금을 지급하느냐가 아니라 주식과 채권을 6대4로 나누고 그 비중을 장기간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월배당 ETF를 활용한 주식 60%·채권 40% 포트폴리오 구성 | 그래픽: 연금경제
월배당 ETF를 활용한 주식 60%·채권 40% 포트폴리오 구성 | 그래픽: 연금경제

 

받은 분배금, 꺼내 쓸까 다시 넣을까

이번에 활용한 두 ETF는 모두 월분배 상품입니다. 하지만 연금 적립기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매달 얼마를 받는지보다, 받은 분배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입니다.

분배금을 계좌 밖으로 꺼내 쓰면 그만큼 다시 투자에 활용할 자금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분배금을 다시 투자하면 기존 자산과 함께 다음 수익을 만드는 재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뮬레이션에서는 두 ETF에서 발생하는 분배금을 모두 재투자하는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월배당을 생활비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연금자산을 계속 쌓아가는 데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또 분배금이 높다고 해서 전체 투자성과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닙니다. ETF 가격이 그보다 크게 하락하면 분배금을 받더라도 전체 자산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연금계좌에서 월배당 ETF를 활용할 때는 분배금뿐 아니라 가격 변동까지 포함한 전체 수익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5년 뒤를 계산할 때 과거 수익률을 쓰지 않은 이유

이번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수익률입니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는 2023년, ACE 미국10년국채액티브(H)는 2025년에 상장됐기 때문에 실제 ETF 가격만으로 15년 투자 성과를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 1년 수익률이나 현재 분배율을 앞으로 15년 동안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계산에는 특정 ETF의 최근 성과가 아니라 장기 자산군 전망을 활용했습니다. J.P. Morgan Asset Management의 2026 장기자본시장가정에서는 미국 대형주의 연평균 기대수익률을 6.7%, 미국 중기 국채를 4.0%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주식 60%, 채권 40% 비중에 단순 반영해 이번 시뮬레이션의 기준수익률을 연 5.62%로 잡았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두 ETF의 실제 미래 수익률을 예측한 값이 아닙니다. 미국 대형주와 배당주 ETF, 미국 중기 국채와 실제 채권 ETF의 성과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따라서 연 5.62%는 월 50만원을 장기간 적립하고 분배금을 재투자했을 때 자산이 어떻게 쌓일 수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참고용 가정으로 봐야 합니다.

월 50만원·15년 적립 시뮬레이션의 주요 가정 | 그래픽: 연금경제
월 50만원·15년 적립 시뮬레이션의 주요 가정 | 그래픽: 연금경제

 

3000만원에서 1억3914만원까지, 차이를 만든 건 시간이었다

매달 50만원 가운데 30만원은 미국 배당주 ETF에, 20만원은 미국 국채 ETF에 투자하고 분배금은 모두 다시 투자한다고 가정했습니다.

이 조건에서 5년간 납입하는 원금은 3,000만원이며 예상 평가액은 약 3,442만원입니다. 투자기간을 10년으로 늘리면 원금 6000만원에 예상 평가액은 약 7,967만원, 15년에는 원금 9,000만원에 약 1억3,914만원으로 늘어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납입원금과 예상 평가액의 차이도 커집니다. 5년에는 약 442만원이던 차이가 10년에는 약 1,967만원, 15년에는 약 4,914만원으로 확대됩니다. 기존에 쌓인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이 다시 투자되면서 장기적으로 누적 효과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는 선 그래프로 보면 더욱 분명합니다. 누적 납입원금은 일정한 속도로 증가하지만, 예상 평가액은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두 선 사이의 간격이 점차 벌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월 50만원씩 15년 적립 시 누적 납입원금과 예상 평가액 추이 | 그래픽: 연금경제
월 50만원씩 15년 적립 시 누적 납입원금과 예상 평가액 추이 | 그래픽: 연금경제

다만 1억3,914만원은 실제 미래 자산을 보장하는 금액이 아닙니다. 시장 수익률은 매년 달라지고 주가와 금리, 환율, ETF 비용 등에 따라 실제 결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앞서 설정한 조건을 바탕으로 장기 적립 효과를 살펴보기 위한 참고값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월배당 ETF를 고를 때는 분배율이 높은 상품부터 찾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금을 아직 모으고 있는 투자자라면 저는 그보다 먼저 오래 유지할 수 있는 투자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달 무리 없이 넣을 수 있는 금액을 정하고, 그 돈을 주식과 채권에 어떤 비율로 나눌지 결정한 뒤, 받은 분배금은 다시 투자하는 식으로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보는 것입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투자 비중을 바꾸기보다 정해둔 자산배분을 꾸준히 유지하고, 일정한 시점마다 비중이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지만 점검하는 방식이 장기 연금 운용에는 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월배당 ETF 역시 ‘이번 달에 얼마를 받았는가’만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분배금보다 중요한 것은 그 상품이 내 포트폴리오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그 구조를 10년, 15년 동안 계속 가져갈 수 있는지입니다.

연금은 단기간의 수익률을 맞히는 투자라기보다 오랜 기간 자산을 쌓아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월배당이라는 특징도 결국 그 과정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홍태준 기자askhongp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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