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퇴직연금, 어디에 맡겨야 할까…증권사 적립금 25.5% 늘었다
은행·생명보험사·증권사 37곳 적립금 반년 새 57.5조원 증가…가입자는 규모보다 운용 상품과 연금 수령 방식 따져야
업권별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증권사였습니다. 그렇다면 내 노후자금도 증권사에 맡기면 될까요?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은행·생명보험사·증권사 등 37곳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반년 만에 57조 5,089억 원이 증가했습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증권사의 적립금 증가율이 25.5%로 가장 높았으며, 은행은 8.0%, 생명보험사는 3.4% 증가해 업권 간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증권사의 적립금이 빠르게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증권사가 은퇴자에게 무조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 이번 분석은 2026년 7월 16일 통합연금포털의 2026년 2분기 퇴직연금 비교공시를 기준으로 은행·생명보험사·증권사 37곳을 분석했으며, 손해보험사 6곳은 제외했습니다. 공시 자료는 이후 정정될 수 있으므로 최신 내용은 통합연금포털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37개 금융회사 적립금 537.4조 원…반년 새 12.0% 증가
분석 대상인 금융회사 37곳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5년 말 479조 9,343억 원에서 2026년 6월 말 537조 4,432억 원으로 57조 5,089억 원(12.0%) 증가했습니다.
제도별 비중을 살펴보면 확정급여형(DB)이 39.1%, 확정기여형(DC)이 30.0%, 개인형퇴직연금(IRP)이 30.9%였습니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 지시를 하는 DC형과 IRP를 합하면 전체 적립금의 60.9%에 이릅니다.
회사가 적립금의 운용 책임을 지는 DB형과 달리, DC형과 IRP는 가입자가 직접 자산을 운용하며 그 결과가 최종 수령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DC형이나 IRP 가입자라면 단순히 금융회사를 선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좌 안에서 어떤 운용 상품을 담고 있는지도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규모는 은행, 증가 속도는 증권사가 앞서
2026년 6월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은행이 281조 5,105억 원으로 가장 컸습니다. 반면 증가율 측면에서는 증권사가 25.5%를 기록하며 은행 8.0%과 생명보험사 3.4%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특히 증권사의 증가액인 33조 5,425억 원은 전체 증가액(57조 5,089억 원)의 58.3%에 달했습니다.
개별 금융회사별 증가액 순위는 미래에셋증권이 13조 9,225억 원으로 가장 컸고,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7조 346억 원, 5조 6,556억 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다만, 이 적립금 통계에는 신규 납입액뿐만 아니라 금융회사 간 이전 자금 및 운용손익 등이 모두 함께 반영됩니다. 따라서 이번 증가 폭만 보고 은행이나 생명보험사에서 증권사로 이동한 자금의 규모를 섣부르게 단정할 수는 어렵습니다.
적립금이 많이 늘어난 곳이 더 좋을까
적립금 규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적립금 규모나 증가 속도만으로 가입자의 실제 수익률과 서비스 수준, 그리고 내 성향에 맞는 상품의 적합성까지 완벽하게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금융회사를 비교하고 선택할 때는 다음의 요소를 함께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수익률 및 수수료: 장기 투자 시 수익률을 갉아먹는 수수료 체계 확인
✓ 상품 선택 폭: 원리금보장상품과 실적배당상품(펀드·ETF 등)의 다양성
✓ 부가 서비스: 맞춤형 정보 제공 및 전문 상담 체계의 유무
은퇴를 앞둔 가입자는 자금을 모으는 '적립 단계'뿐 아니라, '수령 단계'의 조건도 반드시 비교해야 합니다. 연금 지급 주기와 수령 중 남은 자금의 운용 가능 여부, 지급 방식이나 금액의 변경 가능 여부는 금융회사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일시금과 연금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받을지에 따라서도 은퇴 후 현금흐름과 세금 부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은퇴 직전에는 손실을 회복할 시간이 짧은 만큼, 가까운 시기에 사용할 생활비와 장기간 운용할 자금을 구분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이번 통계를 두고, 퇴직연금을 단순히 맡겨두는 돈이 아니라 굴리고 꺼내 쓰는 전 과정을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핵심 자산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신호로 해석합니다.
은퇴 전에는 자산을 얼마나 키울지가 중요하지만, 은퇴 후에는 이를 얼마씩, 얼마나 오랫동안 꺼내 쓸지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로 다가옵니다. 따라서 앞으로 퇴직연금 금융회사의 경쟁력은 단순히 높은 수익률 하나만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됩니다. 연금을 얼마나 편리하게 나누어 받을 수 있는지, 남은 자금을 어떻게 운용할 수 있는지, 비용과 상담 서비스는 적절한지도 중요합니다.
결국 은퇴자에게 가장 적합한 금융회사는 단순히 적립금이 많거나 적립금 증가율이 높은 곳이 아닙니다. 가입자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 범위에 맞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평생 모은 소중한 노후 자금을 필요한 생활비로 매끄럽게 바꾸는 과정을 안정적으로 지원해 주는 곳이 진정한 의미로 우수한 금융회사입니다.
금융회사별 순위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본인의 퇴직연금 계좌를 열어 현재 운용 중인 상품, 부과되는 수수료, 그리고 은퇴 후 연금 수령 방식을 차근차근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 연금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