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경제

더 내고 조금 더 받는 국민연금, 그래도 남는 장사인 이유

보험료는 더 늘었는데, 국민연금은 왜 여전히 노후의 기본일까

홍태준 기자

 

▶ 필자 소개

올해 1월부터 월급명세서에서 빠져나가는 국민연금 보험료가 조금 늘었습니다. 2025년 3월 국회를 통과한 연금개혁이 2026년부터 실제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2007년 이후 18년 만의 연금개혁이자, 보험료율이 인상된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입니다. 개혁을 두고 언론에서는 “더 내고 더 받는다”는 평가와 “더 내는 것에 비해 덜 받는다”는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그렇다면 더 내는 만큼 실제로 더 받게 되는 걸까요? 많은 가입자가 품고 있는 이 질문을 정부 공식 자료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무엇이 바뀌었나

이번 개혁의 핵심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의 조정입니다. 먼저 소득에서 국민연금 보험료로 내는 비율인 보험료율은 기존 9%에서 13%로 오릅니다. 다만 한꺼번에 4%p가 인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올해 9.5%를 시작으로 매년 0.5%p씩 높아져 2033년 13%에 도달합니다. 월소득 309만 원인 가입자를 기준으로 보면 올해 보험료는 월 1만 5천 원가량 늘어납니다. 직장가입자는 회사가 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하므로, 가입자 본인이 추가로 부담하는 금액은 월 8천 원 정도입니다.

둘째, 생애 평균소득 대비 연금액의 비율을 뜻하는 소득대체율은 41.5%에서 43%로 높아졌습니다. 인상된 소득대체율은 2026년 이후의 가입기간부터 적용됩니다. 여기에 국가가 연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조항이 법에 명문화됐고, 출산·군복무 크레딧처럼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 주는 제도도 확대됐습니다.

보험료율을 높인 목적은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정부는 이번 개혁으로 기금 소진 전망 시점이 2056년에서 2064년으로 8년 늦춰질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국민연금 개혁의 주요 변경 내용 | 보건복지부, 연금경제 재구성
국민연금 개혁의 주요 변경 내용 | 보건복지부, 연금경제 재구성

 

더 내는 것에 비해 더 받는 게 적다는 지적, 사실이다

그렇다면 가입자가 실제로 더 내는 보험료와 더 받는 연금액은 얼마나 될까요? 보건복지부는 월소득 309만 원인 평균소득자가 40년 동안 가입하고, 이후 25년 동안 연금을 받는 경우를 가정해 개혁 전후 금액을 계산했습니다.

이 자료에서 생애 총보험료는 개혁 전 1억 3,349만 원에서 개혁 후 1억 8,762만 원으로 늘어납니다.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증가액은 약 5,414만 원입니다. 반면 생애 총연금액은 2억 9,319만 원에서 3억 1,489만 원으로 약 2,169만 원 증가합니다.

평균소득자의 국민연금 개혁 전후 생애 보험료·연금액 비교 | 보건복지부, 연금경제 재구성 | 월소득 309만 원, 40년 가입, 25년 수급을 가정한 시산 결과
평균소득자의 국민연금 개혁 전후 생애 보험료·연금액 비교 | 보건복지부, 연금경제 재구성 | 월소득 309만 원, 40년 가입, 25년 수급을 가정한 시산 결과

보험료 증가폭이 연금액 증가폭의 약 2.5배인 셈입니다.

따라서 “더 내는 것에 비해 추가로 받는 금액은 적다”는 지적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개혁으로 국민연금이 가입자에게 손해가 되는 제도로 바뀐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남는 장사인 세 가지 이유

첫째, 가입자가 받는 총연금액 자체가 늘어납니다. 개혁 후 첫해 월 연금액은 월 123만 7천 원에서 132만 9천 원으로 9만 2천 원 많아집니다. 연간으로는 약 110만 원이며, 25년간 받는다고 가정하면 2천만 원이 넘는 차이입니다. 추가 보험료만큼 연금액이 같은 폭으로 늘어나지는 않지만, 노후 생활비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그만큼 두꺼워지는 것입니다.

둘째, 낸 보험료보다 더 많은 연금을 받는 구조는 유지됩니다. 앞서 살펴본 보건복지부 계산에 따르면 개혁 후 평균소득자의 생애 총연금액은 3억 1,489만 원으로, 총보험료 1억 8,762만 원의 약 1.7배입니다. 이처럼 낸 보험료 대비 받는 연금의 비율을 수익비라고 합니다. 국민연금은 소득이 낮을수록 수익비가 높아지도록 설계돼 있으며, 개혁 전 기준으로 저소득 가입자의 최대 수익비는 3배에 달했습니다. 개혁 후 현재 평균소득자의 수익비는 약 2.2배에서 약 1.7배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낸 보험료보다 많은 연금을 받으며 민간 연금 상품보다 유리한 수준입니다.

셋째, 국민연금에는 노후의 불확실성을 줄여 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연금을 받기 시작한 뒤에는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연금액이 조정되므로 실질가치를 지킬 수 있습니다. 정해진 기간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수급자가 생존하는 동안 평생 지급되며, 이번 개혁으로 국가의 지급보장도 법에 명문화됐습니다. 기대수명이 길어지고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조건은 노후 생활을 든든하게 뒷받침해 줄 것입니다.

 

노후 준비의 출발점은 1층 연금입니다

노후 소득은 국민연금인 1층, 퇴직연금인 2층, 개인연금인 3층을 차례로 쌓는 구조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아래에서 토대가 되는 것은 국민연금입니다.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3층 연금 구조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3층 연금 구조

이번 개혁으로 보험료 부담은 늘었지만 소득대체율이 높아지고 국가의 지급보장도 법에 명문화됐습니다. 따라서 보험료 인상만 보고 국민연금이 손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제도의 구조와 본인이 받을 예상연금액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적연금 가이드를 표방하는 이 칼럼에서는 앞으로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을 가입자의 눈높이에서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그 첫걸음으로 국민연금공단 ‘내연금’ 사이트에서 자신의 예상연금액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국민연금공단 수급자 서비스의 ‘내연금 조회’ 화면 |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국민연금공단 수급자 서비스의 ‘내연금 조회’ 화면 |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홍태준 기자askhongp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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