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경제

연금부자 만들어 주는 ‘경영성과급 DC제도’

경영성과급, 퇴직연금으로 받으면 뭐가 달라질까? 성과급 과세를 줄이는 절세 설계, DC제도

홍태준 기자

 

필자 소개

최근 반도체 산업의 호황 등으로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거액의 성과급 일부를 세전 상태에서 DC 계좌에 적립하면서 '경영성과급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목돈으로 받는 경영성과급을 퇴직연금 DC 계좌로 받게 되면 세제 혜택뿐만 아니라 퇴직 후 '연금 부자'로 가는 급행열차를 타는 셈입니다. SK하이닉스처럼 성과급 비중이 높은 경우라면 경영성과급 DC제도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경영성과급이란 회사의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 여부와 지급액이 결정되는 금액을 말합니다. 근로기준법상 경영성과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임금에 해당되지 않으며, 퇴직연금 부담금 산정 기준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 퇴직연금 납입 대상으로는 정할 수 있습니다. 경영성과급 DC제도란 이러한 경영성과급의 전부 또는 일부를 퇴직연금제도의 일종인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 계좌에 납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성과급, 이른바 보너스를 월급 통장으로 지급하는 대신 직원의 퇴직연금 계좌에 넣어주는 것입니다.

 

세금 부담 절감과 장기연금 자산 마련

경영성과급 DC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세금 부담을 줄이면서 장기 연금 자산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퇴직연금 계좌에 입금된 성과급은 바로 인출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퇴직 후 노후를 위한 저축으로 전환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억 원의 성과급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를 급여 통장으로 바로 받는다면 근로소득으로서 최소 6%에서 최대 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됩니다. 일반적으로 성과급 규모가 클수록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1억 원이라면 최고 세율 45%가 적용되어 세금을 떼고 나면 절반 수준인 5천만 원 정도만 받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DC 계좌로 받는다면 세금을 전혀 떼지 않고 1억 원을 고스란히 입금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DC 계좌에서는 펀드나 ETF로 운용하여 추가적인 복리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퇴직할 때까지 운용하는 기간에도 세금이 전혀 부과되지 않습니다. 결국 급여 통장으로 받아 운용하는 것보다 더 큰 원금을 가지고 운용하는 효과가 있어, 운용 수익 역시 더 크게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세금은 55세 이후 퇴직금을 받을 때 비로소 부담하게 됩니다. 이때도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금(경영성과급 포함) 원금에 대해서는 할인된 퇴직소득세가, 운용 수익에 대해서는 낮은 세율의 연금소득세가 적용됩니다.

일반적으로 퇴직소득세는 퇴직금을 근속기간으로 나누어 세율을 낮추는 연분연승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근로소득세보다 낮은 세금이 부과되며, 장기로 나눠 받을수록 할인 폭도 커집니다. 근속기간이 10년까지는 퇴직소득세의 30%, 20년까지는 40%, 20년을 초과하면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운용 수익에 대한 연금소득세율은 55세부터 69세까지는 5.5%, 70세부터 79세까지는 4.4%, 80세 이상은 3.3%로 낮게 적용됩니다.

이러한 혜택은 개인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이익이 됩니다. 경영성과급을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면 급여에 따른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료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경영성과급이 전체 10억 원이라면, 국민연금 회사 부담금 4.5%와 건강보험료 회사 부담금 3.9%를 적용할 경우 약 8,400만 원의 사회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이로운 제도이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도입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렵습니다. 

 

제도 이해와 충분한 소통 중요

경영성과급 DC제도를 도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근로자와의 사전 소통입니다. 제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명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 제도는 근로자와 임원 모두를 대상으로 할 수 있지만 임원만을 위해 단독으로 도입할 수는 없습니다.

경영성과급 DC제도 도입 절차
경영성과급 DC제도 도입 절차

경영성과급 DC를 도입할 때는 현재 회사에서 운용 중인 퇴직연금 제도에 따라 절차가 달라집니다. 현재 퇴직연금 제도가 이미 DC제도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회사가 DB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면 추가로 DC제도를 도입하여 혼합형 제도로 운영해야 합니다.

이때는 여러 가입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적절한 납입 비율을 설정해야 합니다. 젊은 직원의 경우 경영성과급을 노후 준비뿐만 아니라 결혼 자금이나 내 집 마련 자금 등으로도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임원의 경우에는 경영성과급을 적립할 때 임원 퇴직금 한도 초과 여부를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에서 임원 퇴직금의 한도를 엄격하게 정해 놓고 있기 때문에, 경영성과급으로 인해 이 한도를 초과할 경우 회사의 손금으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근로소득으로 과세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직원별 적립 여부 선택 가능

경영성과급 DC제도를 도입하는 시점에는 직원별로 경영성과급 적립 여부를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은 적립을 선택하고, 다른 사람은 적립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번 선택한 경영성과급 적립 여부는 이후 변경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신중하게 결정하셔야 합니다.

이처럼 경영성과급 DC제도는 단순히 일회성 급여로 끝나는 보상이 아니라, 직원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진국형 제도'라는 점에서 성과급 비중이 높은 회사라면 적극 고려해 볼 만합니다.

 

 

홍태준 기자askhongp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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