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경제

[기초 가이드] 퇴직연금 DB형·DC형, 무엇이 다를까…받는 금액부터 운용 책임까지

DB형은 퇴직급여가 미리 정해지고, DC형은 운용 성과 따라 달라져…제도 전환 시 조건도 확인해야

문유정 기자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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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에 가입한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DB형(확정급여형)과 DC형(확정기여형)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두 제도의 차이는 단순히 ‘회사가 운용하느냐, 내가 운용하느냐’에 그치지 않습니다. 퇴직급여가 결정되는 방식부터 운용 책임, 임금피크제의 영향까지 서로 다른 만큼, 자신의 퇴직연금이 정확히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DB형  — 회사가 운용하고, 퇴직급여는 정해진 산식으로 결정됩니다

DB형(확정급여형, Defined Benefit)은 퇴직 시 받을 급여의 산정 방식이 미리 정해져 있는 제도입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DB형의 급여 수준을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해 30일분의 평균임금(산정 사유 발생 전 3개월간 지급된 임금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에 상당하는 금액 이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조금 더 쉽게 설명하면 ‘30일분의 평균임금 × 근속연수’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30일분의 평균임금이 약 400만 원이고 근속연수가 15년이라면, 퇴직급여는 약 6,000만 원 수준이 됩니다. 즉, 회사의 운용 성과와 관계없이 정해진 산식에 따라 퇴직급여가 결정된다는 점이 이 제도의 핵심입니다.

다만 정년 전에 임금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임금피크제가 적용될 경우 퇴직급여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금피크제를 앞둔 DB형 가입자라면 이것이 퇴직급여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DC형 — 내가 운용하고, 금액은 성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DC형(확정기여형, Defined Contribution)은 이름은 비슷해 보여도 구조가 완전히 다릅니다. 회사는 매년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가입자 개인 명의의 계좌에 납입하고, 자산 운용은 가입자가 직접 결정합니다. 이때 임금총액에는 기본급뿐만 아니라 임금에 해당하는 상여금 등도 포함될 수 있어, 임금 항목 구성에 따라 실제 납입되는 부담금 규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DC형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바로 가입자 스스로의 상품 관리입니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은 안정성이 높은 반면, 장기간 낮은 수익률에 머물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500만 원을 연 1.5%의 금리로 5년 동안 예치하면 약 539만 원이 되지만, 연평균 4%의 수익을 가정한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할 경우 약 608만 원이 되어 약 69만 원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다만 실적배당형은 시장 상황과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으며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러한 위험을 충분히 고려해 선택해야 합니다.

 

DB형과 DC형,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DB형과 DC형은 회사 재정 위험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DB형은 회사가 퇴직급여 지급 책임을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회사의 재정 상태와 적립금 관리가 중요합니다. 반면 DC형은 회사가 납입한 부담금이 가입자별 계정에서 관리되므로, 이미 정상적으로 납입된 적립금은 회사의 재정 상황과 분리돼 관리됩니다. 다만 회사가 부담금을 체납하거나 미납하는 경우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본인의 계정에 정상적으로 납입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와 더 잘 맞는 제도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임금상승률이 운용수익률보다 높다면 DB형이, 반대로 운용수익률이 임금상승률보다 높다면 DC형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결과는 개인의 임금 구조와 근속기간, 운용 성과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하나의 참고 기준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눈에 보는 DB형 vs DC형
구분 DB형 DC형
운용 주체 회사 가입자 본인
받는 금액 30일분의 평균임금 × 근속연수 납입금 + 운용수익
운용 위험 회사 부담 가입자 부담
임금피크제 영향 평균임금 하락 시 감소 가능 DB형 대비 직접 영향 적음
운용 관리 필요성 가입자의 직접 운용 불필요 상품 · 수익률 점검 필요
적합한 경우 임금상승률↑, 안정 선호 운용수익률↑, 직접 관리 의향

 

전환도 가능하지만, 조건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회사가 DB형과 DC형 제도를 모두 도입한 경우, 사내 퇴직연금 규약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에 따라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전환 시점까지 DB형에서 형성된 퇴직급여 상당액이 산정되어 DC형 계좌로 이전되며, 이후부터는 가입자가 직접 자산을 운용하게 됩니다. 구체적인 절차와 조건은 회사마다 규약이 다르므로 사전에 인사팀이나 퇴직연금사업자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역으로, DC형에서 DB형으로 전환할 때는 어떨까요? DC형에서 DB형으로의 전환 자체는 가능하지만, 이미 쌓인 DC형 적립금을 DB형으로 소급 이전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전환 이전의 근무기간은 DC형으로, 전환 이후의 근무기간은 DB형으로 각각 분리되어 산정됩니다.

실제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제3항에 따라 퇴직급여제도의 종류를 변경하려면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퇴직연금복지과-3596, 2017.8.29.)도 DC형에서 DB형으로의 전환은 가능하지만, 새로운 제도는 전환 이후의 근무기간에 대해서만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퇴직연금 제도를 전환하면 이전 근무기간과 이후 근무기간의 퇴직급여 산정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의 퇴직연금 규약과 전환 조건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임금 변화와 근속기간, 직접 운용 여부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문유정 기자kidcol03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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