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엔 빚 없을 줄 알았는데…65세 이상 10가구 중 4가구 부채 보유
65세 이상 가구, 소득과 부채 상환 여력 함께 살펴봐야
은퇴 준비를 점검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대개 자산입니다. 주택과 금융자산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으로 매달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하지만 은퇴 이후의 재무상태를 판단하려면 자산의 반대편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후에도 남아 있는 부채입니다. 같은 연금을 받더라도 원리금 상환이 계속된다면 실제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국가데이터처·금융감독원·한국은행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가구 가운데 38.9%가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65세 이상 가구의 부채 규모가 50대보다 더 크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65세 이상 가구는 얼마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고, 어떤 부채를 가지고 있으며, 소득과 비교한 부담은 어느 정도일까요?
※ 이번 통계는 실제 은퇴 여부가 아닌 가구주의 연령을 기준으로 구분한 자료입니다. 자산과 부채는 2025년 3월 말, 소득과 원리금상환액은 2024년 연간 기준입니다. 평균 부채는 별도 표시가 없는 경우 전체 가구 평균입니다.
50대보다 적지만, 부채는 남아 있다
65세 이상 가구는 50대보다 부채 보유율과 평균 부채가 모두 낮았습니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만 비교해도 평균 부채는 65세 이상 가구가 50대보다 적었습니다.
다만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가구 10가구 중 약 4가구가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은퇴 이후의 재무계획에서 자산과 연금뿐만 아니라 부채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령가구의 빚, 모두 대출은 아니다
고령가구의 부채를 이해하려면 규모뿐 아니라 어떤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부채는 크게 금융부채와 임대보증금으로 구분됩니다. 금융부채에는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신용카드 관련 대출 등이 포함되며, 임대보증금은 가구가 임대인으로서 세입자에게 반환해야 할 금액입니다. 둘 다 가구의 부채로 잡히지만 성격은 다릅니다.
65세 이상 가구의 평균 부채는 4993만원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2055만원은 임대보증금으로, 전체 부채의 41.2%를 차지했습니다.
50대와 비교하면 65세 이상 가구의 임대보증금 비중은 11.6%p 높았습니다. 따라서 65세 이상 가구의 평균 부채 4993만원을 모두 금융부채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이 통계만으로 65세 이상 가구가 이러한 부채를 보유하게 된 구체적인 원인까지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남은 빚, 노후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부채를 보유한 50~59세 가구의 평균 부채는 1억6490만원, 연간 처분가능소득은 7823만원이었습니다. 65세 이상에서는 평균 부채가 1억2820만원으로 줄었지만 처분가능소득 역시 5388만원으로 낮았습니다.
평균 부채를 연간 처분가능소득과 단순 비교하면 50~59세는 약 2.1배, 65세 이상은 약 2.4배였습니다. 이는 집단별 평균값을 비교한 참고치로, 개별 가구의 부채 상환 능력을 직접 보여주는 지표는 아닙니다.
반면 연간 원리금상환액은 50~59세가 2192만원, 65세 이상이 1215만원이었습니다. 집단별 평균 원리금상환액을 평균 처분가능소득과 단순 비교하면 각각 약 28.0%, 22.5%였습니다. 이 역시 개별 가구의 상환부담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65세 이상 가구는 부채와 원리금상환액이 50대보다 적었지만, 처분가능소득 역시 낮았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집단 평균만으로 어느 연령대의 상환 부담이 더 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은퇴 이후에는 근로소득이 줄어들 수 있고,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이 생활비와 부채 상환을 위한 주요 현금흐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부채 규모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은퇴 후 예상되는 현금흐름에서 생활비를 제외하고도 원리금 상환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입니다.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먼저 자신의 부채를 금융부채와 임대보증금 등 성격별로 나눠 정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금융부채는 잔액만 확인하지 말고 금리와 만기,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까지 확인하고, 임대보증금이 있다면 언제 반환해야 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그다음에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은퇴 후 예상되는 현금흐름을 계산하고, 이 가운데 기본생활비를 제외한 뒤에도 부채 상환을 감당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연금 수령액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생활비를 쓰고 난 뒤에도 상환할 여력이 남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은퇴 후 예상되는 현금흐름으로 원리금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대출별 금리와 만기, 월 상환액을 비교해 먼저 줄일 부채를 정하고, 만기나 상환 방식을 조정할 수 있는지도 금융회사에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부채 상환이 생활비와 노후생활에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면, 반드시 모든 부채를 은퇴 전에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노후자금 계획을 세울 때는 ‘얼마를 모을 것인가’와 함께 ‘은퇴 시점에 얼마의 부채를 남길 것인가’까지 미리 정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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