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퇴직과 연금 부족” 70대 중반까지 노동시장으로 내몰리는 현실
평균 53세 퇴직, 월평균 연금 88만 원…길어지는 노후 소득 공백
대한민국 고령층(55~79세) 인구가 1,7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평생을 바쳐 일한 주된 사업장에서 그만두는 평균 연령은 여전히 53세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이 받는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88만 원에 불과해, 부족한 생활비를 벌충하기 위해 고령층 10명 중 7명은 73.6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 인구는 1,701만 7천 명으로 전체 15세 이상 인구의 37.0%를 차지했다. 고령층 취업자는 1,012만 5천 명으로 고용률 59.5%를 기록하며 높은 노동 참여율을 보였다.
그러나 고령층이 생애 가장 오래 근무한 ‘주된 일자리’에서의 평균 근속기간은 17년 7.1개월이었으며, 해당 일자리를 그만둔 평균 연령은 53.0세(남자 55.3세, 여자 51.1세)에 불과했다. 법정 정년 60세가 무색하게 대다수 근로자가 50대 초중반에 주된 경력에서 이탈하고 있는 셈이다.
주된 일자리를 그만둔 사유로는 ‘사업부진, 조업중단, 휴·폐업’이 24.9%로 가장 높았고, ‘건강이 좋지 않아서’(22.1%), ‘가족을 돌보기 위해’(15.2%)가 뒤를 이었다. 반면 ‘정년퇴직’으로 일을 그만둔 비중은 13.2%에 그쳤다. 남성의 경우 정년퇴직 비중이 21.4%였으나 사업부진(27.4%)에 의한 퇴직이 더 많았고, 여성은 가족 돌봄(26.7%)과 건강 악화(25.5%)가 주된 퇴직 원인이었다.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한 이후를 받쳐줘야 할 연금 제도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지난 1년간 공적·사적 연금을 수령한 고령층 비중은 52.7%(896만 9천 명)로 전년 대비 1.0%p 상승했으나, 여전히 고령층의 절반 가까이(47.3%)는 단 한 푼의 연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88만 원으로 전년(86만 원) 대비 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금 수령자의 70.9%가 월 100만 원 미만의 저연금 상태에 놓여 있어, 연금만으로 최소 노후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성별 간 격차가 심각했다. 남성의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113만 원인 반면, 여성은 61만 원에 불과했다. 여성 고령층의 경우 과반수(52.3%)가 월 25만~50만 원 미만의 소액 연금에 의존하고 있다.
조기 퇴직과 얇은 연금 안전망은 고령층을 다시 노동 시장으로 밀어 내고 있다. 장래에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고령층은 1,178만 2천 명으로 전체의 69.2%에 달했다. 이들이 희망하는 근로 연령은 평균 73.6세로 나타났다.
장래 근로를 희망하는 이유로는 ‘생활비에 보탬’(53.4%)이 과반을 차지해 생계형 재취업 의사가 압도적이었다. ‘일하는 즐거움’은 36.7%였다. 일자리 선택 기준으로는 남녀 모두 ‘일의 양과 시간대’(30.8%)를 최우선으로 꼽았으며, 희망 월평균 임금은 남성의 경우 ‘300만 원 이상’(34.9%), 여성은 ‘100만~150만 원 미만’(21.0%)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번 통계는 한국 노후소득보장 체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53세 조기 퇴직 후 국민연금 수령 연령(63~65세)까지 발생하는 10년 안팎의 '소득 크레바스(소득 공백기)'와, 연금 수령 후에도 월 88만 원이라는 저연금 문제가 고령층을 70대 중반까지 노동 시장으로 내모는 핵심 원인인 현실을 잘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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