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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경제] “신청해도 바로 못 받는다”…농지연금에 고령농 몰리는 이유

2026년 상반기 신청 2713건 중 943건 선정…1770명 대기 고금리·농지가격 상승 둔화에 수요 늘어…예산 부족으로 신규 가입 제한

문유정 기자

농지를 담보로 매달 생활비를 받는 '농지연금'에 고령 농업인들의 신청이 몰리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늘어나는 신청 수요에 대응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가입 신청자가 빠르게 늘면서 가입 대기 건수가 1,700건을 넘어선 것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의「2025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에 따르면 2026년 6월까지 농지연금 신청 건수는 총 2,713건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943건이 선정됐으며, 나머지 1,770건은 대기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 「2025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자료: 농림축산식품부)
국회예산정책처 「2025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자료: 농림축산식품부)

농지연금 가입 대기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것은 2024년부터입니다. 꾸준히 늘던 신청 건수가 그해 5,111건으로 크게 뛰면서 1,996건의 대기가 발생했습니다. 2025년에도 1,892건이 대기로 남는 등 늘어난 가입 수요를 해소하지 못했고, 이 같은 상황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농지연금 신청 급증…고금리·농지가격 상승 둔화 영향

농지연금은 만 60세 이상 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매달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입니다. 자격요건을 갖추면 담보로 맡긴 농지를 직접 경작하거나 임대해 추가 소득까지 올릴 수 있어, 고령 농업인의 노후소득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농지연금 신청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고금리와 농지가격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2024년부터 지속된 고금리 기조와 농지가격 상승세 둔화를 가입 신청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고금리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 농지가격 상승세까지 둔화되면서, 농지를 활용해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커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고령 농가의 자산과 소득 구조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국가데이터처의「2025년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영주가 70세 이상인 농가의 평균 자산은 6억 1,642만 원에 달합니다. 반면 연간 농가소득은 4,297만 원으로 전체 농가 평균(5,466만 원)보다 21%(약 1,170만 원)나 밑도는 실정입니다. 연간 가계지출(3,408만 원, 월평균 약 284만 원)을 고려하면 보유한 자산에 비해 실질적인 현금 유동성은 취약한 셈입니다.

2025년 경영주 연령별 농가수지 | 자료: 국가데이터처 「2025년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 결과」
2025년 경영주 연령별 농가수지 | 자료: 국가데이터처 「2025년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 결과」

자산의 상당 부분이 농지 등 부동산에 묶여 있는 고령 농가라면 이를 당장 처분하지 않고도 생활자금으로 활용할 방법이 필요합니다. 농지를 계속 보유하면서 매달 일정한 노후생활자금을 받을 수 있는 농지연금이 그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예산 늘려도 신청 못 따라가…가입 대기 지속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급단가 인상과 가입 유지 건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 사업비를 당초 2,468억 7,700만 원에서 2,745억 4,700만 원으로 늘렸습니다. 이어 2026년 농지연금 예산은 2,766억 2,900만 원으로 편성됐습니다. 이는 2025년 당초 계획보다 12.1% 늘어난 규모지만, 지난해 기금운용계획 변경 후 사업비와 비교하면 증가폭은 약 0.8%에 그칩니다. 사실상 지난해 증액된 사업비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반면 농지연금 가입 수요는 계속 늘고 있어 현재 예산만으로는 이를 충분히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현재 대기자 가운데 수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일부 있을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예산 부족으로 올해 안에 농지연금에 가입하지 못하는 신청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농지연금 신청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가입 대기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수요에 맞는 재원 확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문유정 기자kidcol03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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