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경제] 정년은 60세, 연금은 65세... '5년 소득공백' 정년 연장으로 메울까
65세 정년연장 논의 속 임금·고용방식 쟁점…현대차 노사도 법제화 대비
직장에서 60세에 정년퇴직한 뒤 국민연금을 65세부터 받을 수 있다면, 그 사이 생활비는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법정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 사이에 간극이 생기면서 '65세 정년연장'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해야 합니다. 반면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은 출생연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늦춰져 1969년생 이후부터는 65세가 됩니다. 60세에 정년퇴직한다고 가정하면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최대 5년의 소득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셈입니다.
정치권에서는 법정 정년을 65세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논의해왔지만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정년 자체를 연장할지, 정년 이후 재고용 등을 통해 계속 일하도록 할지를 두고도 노사 간 입장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년은 60세, 국민연금은 최대 65세부터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개시연령은 1961~1964년생 63세, 1965~1968년생 64세, 1969년생 이후 65세입니다. 이에 따라 60세 정년을 기준으로 하면 출생연도에 따라 3~5년의 간극이 생깁니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 별도의 노후자산이 충분하지 않다면 이 기간 재취업이나 계속근로 등을 통해 생활비를 마련해야 합니다. 정년연장이 단순히 더 오래 일하는 문제를 넘어 노후소득과 연결되는 이유입니다.
다만 정년을 65세로 높인다고 해서 모든 근로자가 현재 직장에서 같은 조건으로 5년 더 일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정년연장 논의에서도 '몇 살까지 일할 것인가'와 함께 '어떤 조건으로 일할 것인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5년 더 일한다면 임금은 어떻게 될까?
최근 현대자동차 노사의 잠정합의는 이러한 쟁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현대차 노사는 향후 정년연장이 법제화될 경우 이를 적용하되 현행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은 확대하지 않기로 잠정 합의했습니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법정 정년이 65세로 연장될 경우 61~63세에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인상이 이어지고, 64세에는 임금을 동결한 뒤 65세에 10%를 삭감하는 방식입니다. 잠정합의안은 오는 31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당장 정년을 65세로 연장한 것은 아니지만, 법제화에 앞서 연장되는 고용기간의 임금체계 원칙을 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노동계는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에 맞춰 법정 정년 자체를 65세로 높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경영계에서는 연공성이 강한 임금체계를 유지한 채 정년만 늘리면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정년 후 재고용과 임금체계 개편 등을 함께 요구하고 있습니다.
청년고용에 미칠 영향도 쟁점입니다. 기존 근로자의 재직기간이 늘어나면 기업이 인건비 부담 등을 고려해 신규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고령층 고용 증가가 곧바로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현대차 역시 이번 잠정합의에서 2027년 200명, 2028년 300명 등 총 500명의 기술직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습니다. 정년연장이 현실화할 경우 기존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하면서 신규 인력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임금체계와 세대 간 고용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주요 과제로 꼽힙니다.
정년 65세 되면 국민연금도 65세까지 낼까
정년연장은 국민연금 가입제도와도 맞물립니다. 현재 국민연금 사업장가입자의 적용 연령은 원칙적으로 18세 이상 60세 미만입니다. 따라서 정년이 65세로 연장되어 60세 이후에도 직장에서 계속 일한다고 해서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자동으로 5년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60세 이후에도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일정 요건에 따라 65세가 될 때까지 임의계속가입을 신청해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과 가입 중 소득 등이 연금액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가입기간이 늘어나면 향후 받을 연금액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향후 법정 정년이 65세까지 연장된다면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뿐 아니라 현재 60세 미만인 국민연금 의무가입 연령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함께 논의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정년연장 논의, 임금·연금제도까지 맞물려
정년을 65세로 높인다고 모든 근로자의 소득 공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노동시장에서는 법정 정년에 도달하기 전에 주된 일자리를 떠나는 경우도 있어 정년연장만으로 퇴직 이후의 소득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년연장 방식과 임금체계 개편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도 여전합니다. 기존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늘어날 경우 청년 신규채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재 60세 미만인 국민연금 의무가입 연령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함께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결국 정년연장의 핵심은 숫자 '65'에만 있지 않습니다. 60세 이후에도 어떤 방식으로 일을 이어가고 그에 맞는 임금을 받을 것인지, 국민연금 수급 전까지 발생하는 소득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가 함께 논의되어야 합니다. 정년과 연금 사이에 놓인 '5년'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정년연장 논의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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