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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경제] 한 달만 일하고 ‘평생 연금’?…외국인 국민연금 추납, 무엇이 문제인가

외국인 추납 신청 9년 새 약 19.7배 증가, 정부는 제도 개선 검토

홍태준 기자

국내 사업장에서 국민연금에 1개월 가입한 외국인이 119개월분의 보험료를 추후납부해 노령연금 수급에 필요한 10년을 채운 사례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단기간만 가입한 뒤 장기간의 추납으로 연금 수급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국인 가입자와의 형평성과 제도의 악용 가능성을 둘러싼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추후납부는 실직이나 사업 중단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한 기간의 보험료를 나중에 납부하고, 그만큼을 가입기간으로 인정받는 제도입니다. 가입자는 추납 대상기간과 신청 당시의 가입자격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추납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포함됩니다.

 

1개월 가입만으로는 부족, 별도의 추납 대상기간 필요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추납은 현재 국민연금에 소득을 신고했거나 임의가입 또는 임의계속가입 중인 사람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추납할 수 있는 대상기간도 별도로 정해져 있습니다. 사업 중단이나 실직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한 납부예외 기간과 보험료를 1개월 이상 납부한 이후 무소득 배우자 등으로 적용에서 제외된 기간 등이 추납 대상입니다. 해당 기간 가운데 본인에게 인정되는 기간에 대해서만 최대 119개월까지 추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민연금 가입 이력이 1개월 있다는 이유만으로 과거의 모든 체류 기간을 가입기간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인도 해당 기간이 추납 대상에 해당하는지와 신청 당시 가입자격을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받고, 인정된 기간의 보험료를 실제로 납부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개월 가입 이력이 노령연금 수급으로 이어지는 과정 | 자료: 국민연금공단, 그래픽: 연금경제
1개월 가입 이력이 노령연금 수급으로 이어지는 과정 | 자료: 국민연금공단, 그래픽: 연금경제

추납보험료는 신청일이 속하는 달의 기준소득월액에 납부기한이 속하는 달의 보험료율을 적용해 계산한 월 보험료에 추납 개월 수를 곱해 산정합니다.

외국인은 일반적인 임의가입 대상에서는 제외됩니다. 다만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이력이 있는 외국인 가입자나 과거 가입자가 60세에 도달했지만 가입기간이 부족한 경우, 반환일시금을 받지 않고 65세가 되기 전까지 임의계속가입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임의계속가입 상태에서 추납 요건을 충족하면 인정된 추납 대상기간의 보험료를 납부해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신청은 늘었지만 단기 가입 사례 규모는 불분명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민연금 추납 신청은 2015년 43건에서 2024년 848건으로 약 19.7배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추납 금액은 2억330만 원에서 54억6,100만 원으로 약 26.9배 늘었습니다.

그러나 이 통계는 외국인의 전체 추납 신청을 집계한 수치입니다. 현재 공개된 자료에는 신청자의 실제 가입기간과 추납기간을 구분한 세부 내역이 없어, 2024년 신청 848건 가운데 1개월 가입 후 119개월을 추납한 사례가 몇 건인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사례별 추납보험료와 월 연금액, 예상 수급기간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공개된 신청 건수와 추납 금액만으로 단기 가입 후 장기간 추납한 사례가 국민연금 재정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기는 어렵습니다.

추납 신청이 증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외국인의 추납 전체를 제도 악용이나 부정수급으로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현행 요건을 충족하고 보험료를 납부해 수급권을 확보한 사례는 그 자체로 부정수급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논란의 실제 규모를 판단하려면 최초 가입기간과 추납 개월 수, 납부한 보험료와 연금 수급액 등을 구분한 통계가 추가로 공개돼야 합니다.

 

외국인 연금 수급은 특혜 아냐, 쟁점은 추납 대상기간 검증

법령이나 사회보장협정에 따라 가입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국민연금 적용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외국인도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가입해 보험료를 냅니다. 노령연금 역시 가입기간 10년과 지급개시연령 등 동일한 요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으므로,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수급 과정에서 우대받는 것은 아닙니다.

쟁점은 외국인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추납 대상기간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외국에서 발급된 혼인·가족관계 서류는 국가마다 형식이 달라 국내 행정자료만으로 배우자의 국민연금 가입 이력이나 과거 가족관계를 모두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제출된 서류를 충분히 검증하지 못하면 추납 대상기간이 잘못 산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해외 수급자에게 아무런 확인 없이 계속 연금이 지급되는 것도 아닙니다. 국민연금공단은 매년 수급권 확인서를 보내 생존 여부와 사망·결혼·이혼 등 변동사항을 확인합니다. 수급자는 관련 증빙자료나 비대면 확인 서비스를 통해 수급권을 확인받아야 하며,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연금 지급이 일시 중지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연 1회 실시하는 정기 확인은 실시간 확인과 차이가 있어, 해외에서 발생한 수급권 변동을 공단이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가 사후관리의 과제로 남습니다.

 

외국인 추납 개선 검토, 세부 기준은 아직

보건복지부는 2026년 8월 21일 외국인의 추납제도 활용 현황과 해외 사례를 참고해 개선 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필요하면 관련 법령을 정비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국내 실거주 기간이나 실제 보험료 납부기간을 추납 요건에 반영하고, 외국에서 발급된 증빙서류의 검증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가능한 개선 방향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복지부가 공식적으로 확정한 방안은 아닙니다. 복지부 설명자료에는 개편 대상과 세부 기준, 추진 일정이 제시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제도가 어떤 방식으로 바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외국인이 한 달만 일하고 평생 연금을 받는다’는 표현만으로 외국인 추납 전체를 특혜나 부정수급으로 판단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먼저 해당 기간이 법에서 인정한 추납 대상인지, 보험료를 실제로 납부했는지, 이와 같은 단기 가입 사례가 전체 신청자 가운데 얼마나 되는지 봐야 합니다.

향후 정부의 개편안이 발표되면 외국인의 추납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지보다 실제 가입·체류 이력을 어떤 기준으로 반영하는지, 해외 증빙서류를 어떻게 검증할지, 정상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한 가입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설계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제도의 빈틈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일부 사례를 외국인 수급자 전체의 문제로 바라봐서도 안 됩니다. 이번 논란과 정부의 개선안을 국적에 대한 인상이 아니라 공개된 통계와 구체적인 적용 기준을 바탕으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홍태준 기자askhongp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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