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경제] 국민연금 받으면 기초연금이 깎인다? 84만 명이 감액 대상이 된 이유
2025년 감액 규모 804억 원…국민연금 수령액뿐 아니라 A급여액도 확인해야
국민연금 보험료를 오래 납부해 노령연금 수령액이 늘었는데, 이 때문에 기초연금이 줄어든다면 어떨까요?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급액과 연계해 기초연금이 감액된 수급자는 2021년 38만9000명에서 2025년 84만2000명으로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감액 규모도 276억1574만원에서 804억4062만원으로 약 2.9배 확대됐습니다.
다만 국민연금을 받는다고 해서 누구나 기초연금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연금 월 수령액이 일정 금액을 넘더라도 국민연금 연계감액 여부와 감액 폭은 국민연금 급여액과 A급여액(소득재분배급여금액)에 따라 달라지며, 최종 지급액에는 부부감액과 소득역전방지 감액도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국민연금을 받으면 기초연금이 깎인다’고 단순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국민연금을 받아도 기초연금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둘 중 하나만 선택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국민연금을 받고 있더라도 기초연금 수급 요건을 충족하면 두 연금을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6년 기준 기초연금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국내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인 사람 가운데,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단독가구 월 247만원, 부부가구 월 395만2000원 이하인 사람이 대상입니다. 소득인정액은 월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월 소득환산액을 합해 산정합니다. 다만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권자와 그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기초연금 수급 대상으로 선정되면 2026년 기준연금액인 월 34만9700원을 바탕으로 개인별 지급액을 산정합니다. 다만 개인에 따라 국민연금 급여액·A급여액을 반영한 산정 결과와 부부감액, 소득역전방지 감액 등에 따라 실제 지급액은 기준연금액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급 대상 여부와 실제 지급액은 구분하여 확인해야 합니다.
국민연금 월 52만4550원 넘는다고 바로 감액될까
국민연금 연계감액을 설명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기준은 월 52만4550원입니다. 이는 2026년 기초연금 기준연금액 34만9700원의 1.5배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이 기준만 넘는다고 기초연금이 바로 감액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국민연금 급여액은 노령연금이나 분할연금 월액에서 부양가족연금액을 제외한 금액을 말합니다. 이 금액이 52만4550원을 초과하고 A급여액도 26만2270원을 초과해야 연계감액 대상이 됩니다. 두 기준을 모두 초과하면 국민연금 연계감액이 적용되며, 기초연금액은 기준연금액의 최대 50%까지 줄어들 수 있습니다.
A급여액은 국민연금 급여 가운데 소득재분배 기능을 하는 부분입니다. 본인의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소득을 바탕으로 하며, 가입 기간과 시기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모두 국민연금을 월 60만원씩 받더라도 A급여액이 30만원인 사람은 연계감액 대상이지만, 26만원인 사람은 대상이 아닙니다. 국민연금 수령액만으로 감액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국민연금 60만원을 받으면 기초연금은 얼마나 줄어들까
앞서 살펴본 사례 가운데 부양가족연금액을 제외한 월 국민연금 급여액이 60만원이고 A급여액이 30만원인 수급자의 기초연금액을 계산해보겠습니다. 이 사례의 기초연금액은 국민연금 급여액을 반영한 금액과 A급여액을 반영한 금액 가운데 더 큰 금액으로 정해집니다.
첫 번째는 국민연금 급여액을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2026년 기준연금액 34만9700원의 2.5배에 해당하는 금액은 87만4250원입니다. 이 금액에서 월 국민연금 급여액 60만원을 빼면 27만4250원이 남습니다. 두 번째는 A급여액을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먼저 A급여액 30만원의 3분의 2는 20만원입니다. 기준연금액 34만9700원에서 이 20만원을 빼고, 기준연금액의 절반인 17만4850원을 더하면 32만4550원이 됩니다.
두 결과 가운데 더 큰 금액이 적용되므로 이 사례의 기초연금액은 32만4550원입니다. 기준연금액 34만9700원보다 월 2만5150원이 줄어든 셈입니다. 다만 이는 부부감액과 소득역전방지 감액 등을 제외한 단순 사례입니다. 실제 지급액은 국민연금 급여액과 A급여액, 소득·재산, 배우자의 기초연금 수급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감액자는 2배, 감액 규모는 3배 가까이
국민연금 연계감액 대상자 수와 감액 규모는 2021년 이후 해마다 증가했습니다.
주: 감액 규모는 국회예산정책처 원자료의 만원 단위를 억원으로 환산해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 2025년 수치는 12월 31일 기준이며 소급분 포함
2025년 감액자는 84만2000명으로 2021년의 약 2.16배로 늘었고, 감액 규모도 804억4062만원으로 약 2.91배로 확대됐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기초연금 수급자가 늘고 국민연금 제도가 성숙하면서 연계감액 사례가 확대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국민연금 수급액이 늘수록 기초연금이 감소하는 구조는 보험료 납부로 추가 확보한 소득의 일부를 상쇄해 장기가입과 추가 납부를 통한 급여 증가 유인을 약화할 수 있으며, 선행연구에서도 이러한 구조가 제도에 대한 신뢰를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장기적으로는 기초연금이 최소소득보장 기능에 집중하고 국민연금은 보험료 기여에 기반한 소득보장 기능을 담당하도록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국민연금 연계감액 구조도 단계적으로 조정하거나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기초연금이 줄었다면 다른 감액도 확인해야
실제 기초연금 수령액이 기준연금액보다 적다고 해서 모두 국민연금 연계감액 때문인 것은 아닙니다.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으면 각자의 기초연금액을 20%씩 줄이는 부부감액이 적용됩니다. 소득인정액과 기초연금액의 합이 선정기준액을 넘으면, 소득역전을 막기 위해 원칙적으로 초과분만큼 기초연금액을 줄이는 소득역전방지 감액도 있습니다. 따라서 예상 수령액이나 실제 지급액을 확인할 때는 국민연금 연계감액과 부부감액, 소득역전방지 감액 가운데 어떤 항목이 적용됐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국민연금 연계감액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거나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에 가까우면 최종 지급액은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기초연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 국민연금 보험료를 더 납부하는 것이 손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초연금 감소액만 보기보다 국민연금 증가분까지 반영한 전체 연금액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감액 가능성만을 이유로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계획을 바꾸기보다는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권자라면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의 ‘국민연금 급여액, 소득재분배급여금액(A급여액) 조회’ 메뉴에서 두 금액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서비스는 국민연금 수급권자를 대상으로 하므로, 가입자는 A급여액이 조회되지 않고 0원으로 표시됩니다. 아직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면 예상 노령연금액을 먼저 확인하고, 고객센터 1355(유료)나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사에서 현행 기초연금 산정 방식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장래의 기초연금 수급 여부와 지급액은 당시의 제도와 본인의 소득·재산에 따라 달라져 현재 확정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납부 계획을 유지하는 경우와 변경하는 경우의 예상 국민연금액 차이, 현행 제도상 기초연금 감액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면 판단의 근거가 한결 분명해집니다. 연계감액 제도의 개선 필요성과 개인의 노후 계획은 구분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도 개선이 논의되는 동안에도 현재의 납부 선택은 앞으로 받을 연금액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결국 판단의 중심을 ‘얼마나 깎이는가’가 아니라 ‘두 연금을 합쳐 필요한 노후생활비를 얼마나 마련할 수 있는가’에 두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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